시놉시스
광해군 8년, 모두가 꿈꿔온 또 한 명의 왕이 있었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또 한 명의 광해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이에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한다.
왕과 똑같은 외모는 물론 타고난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내는 하선.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간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가슴 조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왕이 되어선 안 되는 남자, 조선의 왕이 되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허균은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하선에게 광해군을 대신하여 왕의 대역을 할 것을 명한다. 저잣거리의 한낱 만담꾼에서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되어버린 천민 하선. 허균의 지시 하에 말투부터 걸음걸이, 국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함부로 입을 놀려서도 들켜서도 안 되는 위험천만한 왕노릇을 시작한다. 하지만 예민하고 난폭했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달라진 왕의 모습에 궁정이 조금씩 술렁이고, 점점 왕의 대역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하선의 모습에 허균도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감독/출연진
감독: 추창민
주연: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조연: 김인권, 장광, 심은경, 박지아, 신정근, 전국향, 양준모, 문창길, 이양희
특별출연: 김명곤
수상내역
2013
- 7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남우주연상)
- 22회 부일영화상(남우 조연상, 특별상-부일독자심사단상)
- 49회 백상예술대상(영화 작품상, 영화 감독상)
2012
- 13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남우주연상)
- 33회 청룡영화상(미술상)
- 3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기술상)
- 49회 대종상 영화제(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시나리오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조명상, 음악상, 의상상, 미술상, 기획상, 영상기술상, 음향기술상, 인기상)
평가
순제작비는 약 65억 원. P&A비용까지 합치면 약 100억 원이 투입되었다. 원래 개봉일은 9월 20일이었는데, 영화 제작과 투자, 배급까지 맡은 CJ엔터테인먼트에서 전략적으로 9월 13일로 개봉일을 앞당겼고 반작용으로 소자본 영화들이 피해를 본다는 뉴스가 나왔다.#기사 CJ는 애초부터 광해 100만 시사회 개최를 운운하며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계획했으나 실제로는 1만여 명이었다. 하지만 시사회에서부터 영화가 잘 뽑혀 나왔다는 반응이 상당수였으며, 시사회 직후 평론가들도 일제히 호평을 내놓았다.
주인공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연기 중 하나로 꼽힌다. 훌륭한 내면 연기를 선보인 데다가 성격과 생활상이 극명하게 구분이 되기 때문에 더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게 특징. 말이 1인 2 역이지 하선, 광해군, 광해군인척 연기하는 하선[스포일러]을 연기해야 되는 것이었으며, 하선이 점점 왕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까지 연기해야 하는 정말로 어려운 연기였는데 이걸 완벽히 소화했다. 덧붙여, 가짜 광해는 눈밑에 주름이 없지만, 진짜 광해는 눈 밑에 다크서클도 아닌 살벌한 느낌의 주름살을 넣는 식으로 분장을 하여 그 둘의 느낌이 살짝 다르다.
광해는 줄거리나 영상미 등의 작품성 자체로도 호평이 우세하다. 때문에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로부터 호의적인 평가와 입소문이 이어졌며, 주요 포털 영화란에서도 관객평점 9점대를 넘는 호응을 얻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100%)
역사적으로 광해군의 이미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영화. 정작 작중에서는 진짜 광해군을 중전에게 신경조차 쓰지 않고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는, 어찌 보면 실제 역사와 유사한 광해군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했다. 오히려 광해군의 업적으로 일컬어지는 중립 외교나 대동법에 대해 진짜가 아닌 가짜가 시행한 것으로 묘사하면서 광해군에 대해 비판하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역사상으로 광해군의 중립 외교나 대동법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하기에 가장 접근성이 좋은 자료인지라 이 영화가 자주 인용되었고, 그렇기에 이 영화의 ‘가짜 광해군’의 모습이 ‘진짜 광해군’의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영화에서는 역모죄 명분으로 국문받는 유정호의 입을 빌려, “임진왜란 시기의 백성들을 누구보다 아끼었던 전하의 모습을 기억하나, 지금 전하는 간신들의 권력 다툼 속에 미쳐버린 폭군이다”라며 아예 직접적으로 그를 비판한다. 즉, 영화 자체는 광해군을 미화한 게 아니라 오히려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그의 업적이라는 것도 결국 가짜 광해군이 행한 것으로 치부해 비판하는 내용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영화 설정 자체는 이미 유사한 영화들이 있기 때문에 신선하거나 하지는 않으나, 영상미, 짜임새있는 줄거리 등등 영화 자체로는 흠잡을 구석이 딱히 없다. 작품 초반부터 결말까지 억지스러운 전개가 없고, 흔히 한국 영화를 평가절하시키는 신파 부분마저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플롯으로 흘러가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아낼 수 있었다. 게다가 류승룡, 김인권, 장광, 한효주, 심은경 등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이 영화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