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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찍기전엔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거미집'

by 코코샤넬8 202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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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거미집'

 

시놉시스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된다, 딱 이틀이면 돼!”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당하던 시대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던 김감독(송강호)은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에 대한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꾸고 있다. 그대로만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된다는 예감, 그는 딱 이틀 간의 추가 촬영을 꿈꾼다. 그러나 대본은 심의에 걸리고, 제작자 백 회장(장영남)은 촬영을 반대한다.

 

제작사 후계자인 신미도(전여빈)를 설득한 김감독은 베테랑 배우 이민자(임수정), 톱스타 강호세(오정세),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정수정)까지 불러 모아 촬영을 강행하지만, 스케줄 꼬인 배우들은 불만투성이다. 설상가상 출장 갔던 제작자와 검열 담당자까지 들이닥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

 

과연 ‘거미집’은 세기의 걸작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

 

 

감독/출연진

감독: 김지운

주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크리스탈, 박정수, 장영남

조연: 김민재, 김동영, 김재건, 장광, 정인기, 장남열, 정기섭, 김중희, 김문학, 이승진

우정출연: 엄태구, 염혜란

특별출연: 정우성

 

 

수상내역

2024

- 22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심사위원상)

2023

- 28회 춘사국제영화제(최우수감독상, 여우조연상)

- 44회 청룡영화상(여우조연상, 미술상)

- 59회 대종상 영화제(남우조연상)

 

 

줄거리

데뷔작 '불타는 사랑'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김열 감독은 현재 상업성 위주인 3류 치정극만 뽑아내 영화 평론가들 사이에서 스승인 신 감독과 비교되면서 악평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항우울제를 다량 복용해 가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김열 감독은 최근 연출작 '거미집'에 대해 생생한 꿈을 꾸게 되고, 그 장면을 타자기로 치면서 '그대로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된다. 이걸 알고도 비난이 무서워 피하면 죄악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해당 꿈을 반복해서 꾸면서 걸작의 기운을 감지한 김열 감독은 이미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꾸려 한다. 이틀만 있으면 해결될 것도 같지만 상황은 만만찮다. 세트는 이미 다음 작품 촬영을 위해 철거를 시작했고, 배우들은 이미 다른 작품 촬영에 여념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검열이다. 결말을 수정한 시나리오는 신성필름의 김 부장이 애를 썼지만 문화공보부의 촬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 남편에게 버림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여주인공 민자가 욕망을 불태우며 남편과 시부모에게 복수하는 인물로 뒤바뀐 것이 퇴폐적이라고 지적받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걸작의 기회를 포기하는 죄악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김감독은 결국 사람들을 불러 모아 재촬영을 감행한다. 반대일색인 사람들 속에서 유일한 조력자는 미도. 김감독의 스승인 거장 신감독의 조카이자, 제작사 신성필름의 후계자이며, 재정 담당이다.

 

마침내 미도가 총대를 맨 끝에 세트를 보존하는 데 성공하고, 우여곡절 끝에 카메라는 다시 돌아가지만 모인 배우들은 삐걱거린다. 문화공보부 직원이 허가를 받지 못했음에도 영화를 촬영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자 미도가 양주를 대접해 취하게 만들어 버린 후 촬영을 강행하기도 하고, 급기야 어느 배우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세트장을 자물쇠로 걸어 잠그고 전화선을 싹 뽑아버린다.

 

사냥꾼 역할을 맡은 조연 배우 역시 김 감독과 오랫동안 합을 맞췄지만 개연성이 없는 전개라며 격노하고 급기야 모형 사냥총으로 문을 부수고 나가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결국 이 배우 역시 미도가 술 접대(...)를 통해 만취하게 만든 후 문화공보부 직원과 함께 난동을 부리지 못하도록 밧줄로 꽁꽁 묶고 저택 세트 2층 방에 가둬 둔다.

 

계속 촬영이 진행되던 중에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백회장이 세트를 부수고 들어온 후 촬영을 강행한 것에 격분하면서 문공부에서 촬영을 한다는 소식을 알고 오고 있다며 당장 취소하라고 하지만 미도와 스태프들의 강한 설득으로 결국 넘어가게 된다. 맘대로 굴러가지 않는 촬영 현장에 김 감독은 잠시 사무실에 틀어박혀 실의에 빠진다. 그때 스승이었던 신 감독의 환영이 나타나(!) ‘스스로를 믿는 것이 바로 재능이다’라고 열변하고는 눈앞에서 불꽃과 함께 산화하는 환상을 본(…) 김 감독은 다시 의지를 불태워, '나를 믿어라'라는 말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촬영에 복귀한다.

 

이후 문공부 국장이 세트장에 들어오지만 백회장의 술접대(...)와 가짜 반공영화 대본으로 혹해 영화촬영을 승인해 주고 직접 촬영을 직관하기로 한다.

 

한편 다방 직원에서 김 감독을 만나 유명 배우가 된 한유림은 드라마 촬영이 있음에도 김 감독과의 의리를 위해 하루만이라는 조감독의 거짓말에 속아 재촬영에 들어가지만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진짜 거미를 얼굴에 뿌리는 등 촬영 강도가 거세자 불만이 증폭된다. 특히 이틀이 걸릴 거란 소식에 탈주를 시도하기도 하다가 격분한 미도에게 뺨을 맞고 머리끄덩이를 잡히는 수모까지 겪고는 그동안 누적된 피로에 겹쳐 영화 거미집 촬영에 완전히 정나미가 떨어진 모습을 보인다. 리허설에서는 피 알레르기 운운하며 대놓고 태업을 할 정도.

 

특히, 불륜 관계였던 호세를 비롯해 영화 관계자들 앞에서 자신이 임신했으며 아이의 아버지 또한 호세가 믿고 있는 것과 달리 그가 아니란 사실을 고백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완전히 이탈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림을 미워하며 그녀보다는 잘할 자신이 있다고 강변한 끝에 대역으로 들어간 미도가 엄청난 발연기를 선보이면서 유림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는 상황이 되었고, 유림 또한 정부의 높으신 분들이 현장에 납신 상황에서 잘 보이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진심을 담은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김열은 영화의 엔딩씬을 원테이크로 담아내는 쁠랑 세깡스(Plan-séquence) 방식으로 찍겠다며 고집하고, 우여곡절 끝에 촬영에 들어간다. 롱테이크로 들어가는 만큼 합을 맞추고 세트장에 불을 붙이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순간, 2층에 조연 배우와 문공부 직원이 있다는 걸 생각해 낸 미도가 김 감독에게 급하게 이 사실을 알리고 백 회장까지 나서서 촬영중단을 해야 한다며 간청하지만 이미 영화 촬영에 반쯤 미쳐 있는 김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촬영에 몰두한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잽싸게 문공부 직원과 배우를 구출하고 이것을 본 문공부 국장은 경악한다.

 

배우들을 돌려보내고 김 감독은 감독 의자에 앉아 공허한 세트장을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빠진다. 이후 영화 거미집의 바뀐 결말이 상영되고, 배우들과 함께 해당 영화의 상영관에 간 김 감독은 그토록 바라던 '감독으로서의 인정'인 박수갈채를 받는다. 그러나 김열의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을 끝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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