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추격자' 간략 소개
출장안마소(보도방)를 운영하는 전직 형사 ‘중호’, 최근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잇달아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조금 전 나간 미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번호와 사라진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가 일치함을 알아낸다. 하지만 미진 마저도 연락이 두절되고…… 미진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영민’과 마주친 중호, 옷에 묻은 피를 보고 영민이 바로 그놈인 것을 직감하고 추격 끝에 그를 붙잡는다. 실종된 여자들을 모두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담담히 털어놓는 영민에 의해 경찰서는 발칵 뒤집어진다. 우왕좌왕하는 경찰들 앞에서 미진은 아직 살아 있을 거라며 태연하게 미소 짓는 영민. 그러나 영민을 잡아둘 수 있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공 세우기에 혈안이 된 경찰은 미진의 생사보다는 증거를 찾기에만 급급해하고, 미진이 살아 있다고 믿는 단 한 사람 중호는 미진을 찾아 나서는데……
감독/출연진
감독: 나홍진
주연: 김윤석, 하정우
조연: 서영희, 구본웅, 김유정, 정인기, 박효주, 최정우, 민경진
수상내역
2009
- 27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스릴러 상)
- 3회 아시아 필름 어워즈(최우수 편집상)
- 11회 도빌아시아영화제(액션 아시아상)
- 6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최고의 작품상, 최고의 감독상)
2008
- 31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신인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 11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올해의 신인감독상, 올해의 남자배우상)
- 4회 대한민국 대학 영화제(올해의 감독상, 남우주연상, 편집상, 올해의 제작자상)
- 7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신인감독상, 조명상, 편집상, 각본각색상)
- 29회 청룡영화상(남우주연상)
- 17회 부일영화상(최우수 감독상, 남우 주연상, 편집상, 특별상-부일독자심사단상)
- 9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각본상, 남우주연상)
- 41회 시체스영화제(오리엔탈 익스프레스-최우수작품상)
- 16회 춘사국제영화제(신인감독상, 각본상, 기술상, 남우주연상)
- 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부천 초이스: 장편 작품상, 부천 초이스: 장편 여우주연상, EFFFF 아시아 영화상)
- 45회 대종상 영화제(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기획상, 남자인기상)
- 44회 백상예술대상(영화 대상, 영화 신인감독상)
줄거리
출장안마소를 운영하는 전직 형사 엄중호(김윤석 분). 언제부턴가 관리하던 매춘부들이 하나둘 사라졌고 빌린 돈을 갚지 않으려 잠수를 타는 거라 생각해 분노하며 그들을 쫓던 도중 이상하게도 자신의 차 구석에 도망갔다고 생각했던 매춘부 중 한 명의 핸드폰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에 그 핸드폰의 최근 연락내용과 장부 등을 뒤져보던 중호는 뜻하지 않은 공통점을 발견하는데, 바로 실종된 그녀들이 마지막으로 연락을 받은 번호가 모두 '016-****-4885'라는 것이었다. 이후 번호의 주인이 여자들을 인신매매로 팔아넘겼다고 생각했고 마침 번호의 주인과 집으로 향하고 있던 매춘부 김미진(서영희 분)에게 연락해 그의 집주소를 알아낸 다음 자신에게 문자로 찍어 보내라고 한다. 이를 알게 된 그의 부하 직원 오좆(구본웅 분)은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걱정하지만 중호는 장사 말아먹을 일 있냐며 무시한다.
이에 미진은 시키는 대로 집에 들어오자마자 샤워를 하는 척 화장실로 들어와 문자를 보냈지만 전송이 되지 않았다는 알림이 떴고 확인해 보니 신호가 잡히질 않았다. 결국 밖에 나가서 중호에게 전화를 하려고 콘돔을 차에 두고 왔다는 핑계로 나가려고 했지만 현관문에는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이를 본 미진은 공포감에 사로잡혔고 곧 주인 남자에게 붙들려 입에 재갈이 물린채 화장실에 감금당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집주인 남자의 이름은 지영민(하정우 분). 외모로 보나 하는 행동으로 보나 평범한 사람 같아 보이지만 실은 힘없는 여성들만 노려 잔혹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이었고 그간 사라졌던 중호의 매춘부들도 모두 그가 불러내 잔인하게 살해한 것이었다. 영민은 머리에 정을 대고 망치로 내리치는 수법으로 미진을 살해하려 했지만 어느 순간 머리에 피가 흐르고 미진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본 그는 잠시 그녀를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는데 별안간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심하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급히 옷을 입고 찾아간 그를 맞이한 건 어느 중년 부부. 그들은 "원래 이 집에 살던 박 집사님이 오랫동안 교회에 나오지 않아 걱정돼서 와 보았다"라고 한다.
영민은 귀찮아서 그런 사람 없다고 매물차게 등 떠밀었지만 마당에 있던 개를 부부가 알아보자 지영민은 사태의 심각함을 어느 정도 직감하고, 사실은 그 집사님은 자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 두 사람을 집으로 들어오게 만들었고, 두 사람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지영민은 결국 검은 본색을 드러내 왜 자꾸 사람을 귀찮게 하느냐며 두 사람을 가차 없이 망치로 내리쳐서 그 두 사람도 살해해 버린다. 이후 집에서 나와 부부가 집 앞에 대충 세워뒀던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차를 타고 주차 장소를 찾던 도중 마주 오던 차와 부딪힌다. 그런데 그 차의 주인은 바로 중호.
중호는 사고수습이 귀찮은데다 미진의 일이 먼저였던지라 보험 처리해 드릴 테니 서둘러 연락처만 달라고 한다.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던 영민은 괜찮으니 그냥 가라고 했고, 중호는 나중에 딴소리하지 말라며 계속 번호를 요구했다. 당연히 영민은 돈 안 줘도 되니 어서 차를 좀 빼달라고 했다. 이런 영민의 행동을 이상하게 느낀 중호는 그의 옷에 묻어 있는 핏자국을 발견했고, 연락처 주시면 보상해 주겠다며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었다. 그리고 마침내 문제의 4885 번호의 주인이 눈앞에 있는 영민임을 알아챘다.
그는 냉소적으로 변해 "야 4885, 너지?"라는 불후의 명대사를 날리며 그의 번호로 전화를 건다. 그러자 그의 옷주머니 안에 담겨져 있던 휴대폰에서 전화벨소리가 났다. 중호는 웃으면서 "어우, 씹새끼. 받아 이 새끼야. 너 오늘 존나게 재수 없다?" 라며 영민의 차 운전석 문을 잡고는 내리라고 한다. 하지만 영민은 재빨리 도주하기 시작했고 중호도 재빨리 쫓아간다. 이렇게 야심한 밤에 골목길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다가 중호에게 딱 걸린 영민.
영민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돌아와보니 문제의 골목길은 두 사람이 가로막은 차가 장애물이 되어 이 골목길로 들어오던 모든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서 있게 된 상황. 주민 신고를 받고 파출소에서 출동한 경찰이 중호의 차 조수석에 탄 영민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는 걸 보고는 중호에게 경찰이냐고 묻는다. 그 말에 당황한 중호는 예전 근무지를 대며 서둘러 현장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순식간에 통행방해, 폭행, 경찰사칭 등의 중범죄를 저지른 범법자가 되어 나란히 끌려가는 처지가 된다.
중호는 수갑이 채워진 채 어딘가로 계속 전화를 걸고 있었고 영민은 파출소에서 진술서를 쓰고 있었다. 경찰들은 수갑이 채워진 와중에도 자기네 매춘부 어디다 팔았냐고 윽박질러대는 중호를 범죄자 취급하고 영민을 피해자라고 여기며 보호한다. 하지만 타고 왔던 차가 누구 차냐고 물었더니 아는 사람이라고만 하고 얼버무리는 그를 수상히 여기고, 휴대폰이 없다고 했는데 휴대폰 번호가 011인지 016인지를 묻자 냅다 016이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결국 경찰도 그를 의심하며 아가씨들 팔아넘긴 거 맞냐고 슬쩍 떴는데 그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의 한마디로 파출소는 발칵 뒤집혔고 이 말을 들은 중호는 형사 시절 동료였던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이길우 형사(정인기 분)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하며 연쇄살인범이 파출소에 있다는 엄청난 정보를 흘렸고 길우 또한 솔깃해서 기동수사대장(최정우 분)까지 대동한채 파출소로 달려갔다. 그리고 두 사람은 기동수사대장의 위엄으로 극적으로 풀려나게 된다.
파출소에서 나온 중호는 영민이 운전하던 피해자 부부의 차를 뒤져서 열쇠 뭉치를 발견하고, 또 자동차등록증을 보고 그 부부의 주소를 알아낸다. 중호는 피해자 집에 찾아가 영민에 대해 묻지만 모른다는 말만 듣는다. 그러자 오좆을 불러내 열쇠 뭉치를 던져 주며 골목 입구부터 피해자 집까지 모두 뒤져서 미진이 갇혀 있을 만한 곳을 찾으라 시킨다. 오좆은 그냥 경찰에 신고하라며 꺼렸지만 중호는 경찰들도 다 알고 있으니 시키는 대로 하기나 하라며 으름장을 놨다. 게다가 누가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 있으면 경찰이라고 거짓말하라며 자신이 썼던 명함을 쥐어주기까지 했다. 그는 마지못해서 결국 동네 일대 문이란 문은 모두 열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리고 중호는 경찰서로 가서 영민을 다시 봤고 그가 연쇄살인범이라 기대하는 기수대 사람들을 비웃고 영민에게 또 손찌검을 한다. 하지만 DNA 샘플 채취를 위해 감식반원과 같이 미진의 집에 다녀오라는 이 형사의 청은 들어준다. 그렇게 과학수사관을 대동하고 미진의 집으로 온 중호. 수사관은 정중하게 노크를 하며 안에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반면, 중호는 어차피 빈집인데 번거로운 짓은 왜 하냐며 무식하게 팔뚝으로 유리를 부순다음 팔을 넣어서 현관문을 열었다. 그러다 유리창 너머, 웬 여자애(김유정 분)가 전화기를 든 채 중호와 수사관을 경계하며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곤 화들짝 놀란다.
아이는 전화기로 중호와 수사관을 신고하려 들었고 재빨리 문을 열고 들어온 중호는 서둘러 전화기를 뺏는다. 이어 아이에게 누구냐고 물어보지만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고 집안 곳곳을 둘러보던 그는 냉장고에 잔뜩 붙어 있는 사진들을 보고 아이가 미진의 딸 은지임을 알게 된다. 이후 미진의 방안에서 머리카락을 수거해 가기 시작했고 은지는 뭐 하는 거냐며 따진다. 중호는 아이를 상대하는 게 귀찮았던지라 저리 가 있으라고 했고 그 사이 수사관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모두 수거했다. 이제 집을 떠나기만 하면 되는 상황. 수사관은 은지에게 이름이 뭐냐고 다정하게 물으며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며 명함을 쥐어주었고 중호도 그냥 나가려고 했지만 엄마도 없는 유리창이 깨진 집에 어린아이 혼자 우두커니 두는 게 영 찜찜했던지라 결국 국밥을 사주며 데리고 다니기 시작한다.
이후 영민의 주민등록증에 적혀있던 주소지인 안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영민의 누나와 매형을 만나게 된다. 중호는 영민이 자기네 아가씨들을 셋이나 팔아넘긴 데다 팔려간 아가씨들한테 빌려준 돈이 2천이 넘는다며 두 사람이 대신 갚으라고 각서를 쓰자고 했다. 그때 방안에서 기척소리가 나더니 한 남자아이가 오줌을 싸며 걸어 나왔다. 남자애를 본 영민의 누나는 급히 달려가 아이를 껴안으며 달랜다. 아이의 정체는 영민의 조카. 그런데 아이의 상태가 좀 이상했다. 머리에는 상처가 나 있었는데 그냥 상처가 아니라 무언가에 찍힌 듯 깊게 난 상처였다. 영민의 누나 말에 의하면 아이가 1살 때 영민에게 아이를 맡겨놓고 외출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 머리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한다. 범인은 누가 봐도 아이를 맡은 영민. 이 일로 아이는 뇌병변 장애를 얻었고 부부는 조카에게까지 상해를 입힌 영민과 절연한 것이었다. 이때부터 중호는 영민이 자기네 매춘부들을 팔아넘긴 게 아니라 죽인 게 맞다고 확신했으며 그의 실체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고 여긴다.
서울로 돌아온 중호는 자기네 업소 아가씨들 말고도 9265-4885라는 번호의 손님을 받은 매춘부 아가씨들을 모두 찾고 있었고 그들 말로는 먼저 찾은 곳에서 그 번호로 불려 나간 사람들은 이미 실종 상태였다. 나중에 찾은 곳에서 드디어 4885=지영민을 만나고도 살아있는 보도방 아가씨 희정(유지연 분)을 만나게 되는데, 희정은 영민과 성관계를 하려는데 발기가 안 됐다고 했고 중호는 차 쪽을 바라보며 아이도 있는데 말 좀 가려 하라며 나무란다. 그녀도 이를 의식했는지 잠시 진정을 하고는 영민이 계속 만나자고 연락을 하는 건 물론이고 잔인한 사진들을 보내며 협박까지 했다며 그 새끼가 사람을 죽였냐는 이야기를 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은지는 조수석에서 펑펑 울었다.
그런 가운데 오좆이 열쇠가 먹히는 집을 하나 찾아내서 중호를 부르지만, 그곳에는 사람도 없고 딱 봐도 누구를 가둬놓을 법한 곳이 아니다. 중호가 실망해서 집을 나설 때 그 집 주인인 듯한 남자(조석현 분)가 나타나더니 중호를 보고 달아난다. 중호가 도망가는 남자를 잡아 추궁해 보니, 그 남자는 영민의 '징역 동기'로 그 집에서 잠깐 같이 산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도망남은 영민이 그곳을 떠난 후 다시 나타나 망치와 정이 든 공구 가방을 가져갔다는 말도 해준다. 이제 영민이 연쇄살인범이란 걸 믿지 않을 수 없게 된 중호. 마음이 무거워진 채로 다시 차에 돌아와 보니 오좆만 덩그러니 누워 자고 있고 조수석이 비어 있었다. 다급히 오좆을 깨워 차 주위 골목들을 샅샅이 뒤지던 그때 웬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걸 발견했고 그곳을 따라갔더니 배달음식 그릇들이 전부 다 널브러져 있었고 그 옆에 은지가 덩그러니 쓰러져 있었다.
은지를 병원에 데려온 중호, 간호사는 중호가 은지 아버지라고 생각하며 서류에 사인해달라고 요청한다. 한참을 망설이던 중호는 결국 볼펜을 집어 들고 자기 이름을 적어 넣는다. 이후 분노가 폭발해 그 길로 당장 병원을 빠져나와 동이 트는 서울 거리를 질주해 경찰서로 향했고 영민을 미친 듯이 구타해 시체 은닉 장소를 알아낸다. 영민이 가르쳐 준 곳은 자기가 일했던 석공장이었는데, 경찰들과 함께 현장에 도착한 중호는 영민이 거짓말을 했음을 깨닫고, 미진이 실종된 곳 근처를 집중적으로 수색할 것을 주장한다. 하지만 경찰들은 중호의 말을 듣지 않고, 도리어 영민 구타범을 잡아오라는 검사의 명령에 중호를 붙잡아 경찰서로 끌고 간다. 사실 영화 스토리 내에서 지영민이 저지른 연쇄살인 사건 외에 마포구에서 여성 3명이 살해당한 다른 연쇄살인 사건이 있었다. 초반부에 기동대에서도 영민이 연쇄살인범이라고 자백한 뒤에 기동대 형사들도 이 3명의 여성들이 살해당한 사건도 지영민이 저지른 것으로 생각하고 서울시장 인분 테러를 막지 못한 실책을 덮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 3명의 여성들을 살해한 다른 연쇄살인범이 경찰에 검거되고, 검사는 지영민이 연쇄살인범으로 오인받은 무고한 시민이라고 생각하고 지영민을 풀어주고 중호를 잡아오라 했던 것이다.
잡히고만 중호는 호송 도중에 난동을 일으켜 차에서 탈출하고, 영민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된다. 미진도 겨우 갇혀 있던 집에서 자력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홀복 차림에 맨발로 골목길을 헤매다가 한 구멍가게에 들어가 주인 아줌마(이재희 분)에게 도움을 청한다. 영민은 미진이 갇혀있던 자신의 아지트를 향해 바쁘게 걷던 도중, 담배를 사러 단골 슈퍼에 들렀는데 하필 그곳은 미진이 숨어 있던 그 가게였다. 미진의 행색과 사정을 듣고 그녀를 숨겨주고 있던 주인아줌마는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 '어떤 아가씨가 미친놈에게 쫓기고 있다'며 영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그 미친놈이 바로 눈앞에 있는 영민이라는 걸 꿈에도 모른 채 미진이 여기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만다. 영민은 아줌마의 부탁에 응하는 척 호신용 무기를 요구하고, 간단히 망치를 넘겨받은 영민은 슈퍼 아줌마를 살해하고 가게 안쪽 방에 숨죽이고 두려움에 떨고 있던 미진마저 무참히 살해한다. 중호는 미진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망원동 주택가 일대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뒤늦게 경찰들이 몰려있는 미진의 피살 현장에 이르러 울부짖는다.
그날 저녁 중호는 슈퍼 안에서 미진이 살해당할 때의 참혹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사건 현장을 둘러보다가 미진이 죽기 전에 남긴 음성 메시지를 듣는다. 수화기 너머의 미진은 울면서 너무 무서워서 더이상 일을 못하겠다고 호소하고 있었다. 미진의 시신 일부를 집의 관상어 수조에 담가놓고 감상하던 영민은 집 마당을 파헤쳐 나머지 시신들을 묻으면서 집주인이 키우던 개도 마저 처리한다. 중호는 제일 먼저 들렸던 피해자 부부 집에 다시 가서 부부가 다니던 교회를 알아내 그곳으로 간다. 중호는 교회에 이르러 도망남의 집 벽에 그려져 있던 영민의 그림과 똑같은 십자가 상을 보고, 목사(임형태 분)로부터 십자가 상을 만든 석공=지영민을 데려온 박동원 집사의 거주지, 즉 영민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주소를 드디어 알아낸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중호가 집으로 들어서는데 마침 영민이 정장 차림으로 우산을 받쳐 들고 그 집을 나서는 중이었다. 중호가 끌고 들어가자 영민이 반격을 하고 엉켜 싸우던 중호는 수조에 들어있는 미진의 머리를 본다. 방심하던 중호는 영민에게 골프채로 안면을 강타당해 쓰러지고 각자 무기를 손에 들고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미진이 들어있던 수조도 박살이 난다. 사투 끝에 중호는 결국 영민을 제압하고 망치로 일격을 가하려 할 때, 경찰들이 들이닥쳐 중호를 떼어 놓는다.
경찰들은 그 집 마당에서 영민이 묻어놓은 시신들을 수습하고, 중호는 은지가 입원한 병원에 간다. 이때 폭행을 당한것도 아니고 똥 맞았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슬슬 나오던 시장과, 은지를 보기 위해 들어가던 중호의 눈이 마주친다. 보좌진들과 경호원들이 몰골이 말이 아닌 중호를 보자 그 즉시 시장을 서둘러 차에 태워 자리를 피한다. 그리고 중호는 병실에 들어서 자고 있는 은지의 얼굴을 바라보다 지치고 착잡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은지의 손을 잡아준다. 그들 너머로 서울의 야경이 병실 창문을 통해 비치면서 영화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