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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대한제국의 진짜 구새를 찾아라! 영화 '한반도'

by 코코샤넬8 2024.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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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한반도'

 

영화 '한반도' 소개

남과 북이 통일을 약속하고 그 첫 상징인 경의선 철도 완전 개통식을 추진한다. 그러나 일본은 1907년 대한제국과의 조약을 근거로 개통식을 방해하고 한반도로 유입된 모든 기술과 자본을 철수하겠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압박한다. ‘고종의 숨겨진 국새가 있다’는 주장으로 사학계의 이단아 취급을 받아 온 최민재 박사(조재현)는 국새를 찾는다면 일본의 억지 주장을 뒤엎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의 확신을 믿게 된 대통령(안성기)은 일본 자위대의 동해상 출현 등으로 비상계엄령을 공표함과 동시에 마침내 ‘국새발굴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 최민재에게 마지막 희망을 거는데… 통일보다는 국가의 안정과 원만한 대일관계에 앞장서 온 총리(문성근)는 말썽만 만들 뿐인 ‘국새’ 소동을 막아야 한다. 결국 측근인 국정원 서기관 이상현(차인표)에게 국새발굴을 방해하고 국새를 찾는다면 그것을 없앨 것과 필요하다면 최민재 또한 제거해도 좋다는 극단의 조치마저 취하는데… 일본의 도발은 거세어지고 끝나지 않은 100년 전의 위기가 되풀이되려 하는데… 국새는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국새를 찾아야만 하는 것인가?

 

 

감독/출연진

감독: 강우석

주연: 조재현, 차인표, 안성기, 문성근, 강신일

조연: 김상중, 강수연, 독고영재, 백일섭, 최일화, 박용수, 이도련, 이한위, 박길수

 

 

수상내역

2006

- 14회 춘사국제영화제(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기술상)

 

 

줄거리

남북 정상이 경의선을 복원해 그 개통식을 열려는 순간, 일본은 느닷없이 과거 대한제국 때 체결한 조약을 근거로 일본의 동의 없이 경의선을 개통하는 건 불법이라고 태클을 걸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일본은 경의선 개통을 강행하면 한국에 투자한 자본과 기술을 거둬가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가운데, 대통령(안성기)은 고종의 숨겨진 진짜 옥새가 있다고 주장하는 고고학자 최민재(조재현)를 만나게 된다.

 

최민재의 설득에 넘어가 고종의 숨겨진 진짜 옥새를 찾기로 결정한 대통령. 하지만 보수파 총리(문성근)는 옥새를 찾느니 어쩌니 하는 소동이 달갑지 않고, 일본의 요구를 들어줘서 사태를 해결하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총리는 자신의 측근인 국가정보원 대일본담당서기관 이상현(차인표)에게 최민재가 옥새를 찾으면 그것을 파괴하고 여차하면 최민재까지도 죽이라고 명령한다. 최민재는 옥새를 찾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옥새가 없어져 버리고, 설상가상으로 대통령마저 쓰러져 버린다. 총리가 일본과 타협하여 조약 조인식을 준비하는 순간, 정부청사에서 폭발음이 들려오는데...

 

 

평가

전반적으로 80년대식 신파와 어디서 많이 봐오던 클리셰들을 쏟아부었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 이 영화를 만든 강우석 감독은 실미도급의 흥행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같은 시기에 개봉한 괴물이 초대박 흥행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래도 333만 관객은 봤다. 하지만 150억 이상 제작비를 들였기에 성공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당시 한국영화들을 비싸게 사오던 일본에는 당연히 수출하지 못했다. 뭐 다른 나라에도 수출은 되었으나 흥행이야 말할 것도 없었고. 이현세의 남벌을 베낀 물건이라는 평도 있다. 조재현은 연기력으로는 까일 데가 없는 배우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유독 연극에서나 어울릴 법한 연기로 어색한 장면이 꽤나 있다. 역사상의 사실관계 오류도 한둘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의선의 일본 관할권을 주장하는 근거로 100년도 넘게 지난 대한제국 시절의 옛 조약을 들이대는데, 일본은 1951년 미국 등 2차 대전 연합국과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제2조 (a)항에 의거하여 "한국의 독립을 확인하며,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 바 있다. 게다가 이미 박정희 대통령 때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에서 '한-일 양국은 외교, 영사관계를 개설하고 한일 합병 및 그 이전에 양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무효임을 확인하였으며 일본은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에 있어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인정하였다.'라는 조항이 있다. 따라서 문제의 국새가 있든 없든, 영화 속에서 일본이 요구하는 경의선 관할권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국새 문제를 두고 한국에 무력 시위를 한답시고, 자위대가 마치 일반 국가의 군대처럼 한국 영해 인근으로 접근하는 등 싸움을 부추기는 모습도 그야말로 현실과 상당한 괴리감이 있는 모습이다. 실제 자위대는 먼저 공격을 당하기 전까지는 방어 대기만 해야 하는 '전수방위'를 제1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그 때문에 영화 속과 같은 노골적인 선제 적대 행위는 불가능하다. 집단자위권의 경우 역시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이 공격당해야 겨우 명분이 생기고, 한국의 경우에는 한국이 일본의 우호국이라 개입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한국군이 이를 허락할 리 없다. 그리고 평화헌법을 개정한다고 해도 자위대가 군대로 정식으로 바뀌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영화 속의 21세기 현실을 구한말 고종 시대와 대비시키려 하다 보니, 일본의 위상을 무리하게 과대평가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영화 초기에 일본이 경의선 관할권을 요구하면서 불응할 경우 천문학적인 경제 제재를 위협하고, 자위대가 무력시위를 하면서 '북한과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우방인 한국을 보호하려는 것'이라는 핑계를 대거나, 일본과의 일전 불사 여부를 놓고 한국의 지도층이 극심한 내부 분열을 벌이는 등의 모습 등. 일본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국무총리 캐릭터를 그리면서도 무리수를 남발하는데, 대통령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총리는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뒤엎는데, 대통령직을 정식 승계라도 받은 것처럼 군다.

 

그러나 현실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고건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었지만 국외에선 대통령이 아닌 총리급으로 대우받아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많았고, 더 훗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때도 그 범위가 어디인지 숱한 논란이 있던 것만 보더라도 대통령 권한대행이 정식 대통령 마냥 군다는 게 얼마나 무리수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남과 북이 관계를 우호적으로 개선하고, 외세의 간섭 없이 자주적으로 통일과 평화를 이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 물론 이 역시도 하나의 관점으로 존중해 줄 수는 있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는 극 중 국무총리가 한 말처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과 같은 주변국들과의 협력과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대북포용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역시도 기본적으로 미국, 중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중요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고, 이들 국가들과의 협력과 공조를 기본전제로 삼고 있다. 당장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라도 미국과 중국의 동의와 서명이 필요하고, 북핵문제를 비롯해 북미수교, 북일수교 모두 국제적인 문제들이며, 국제적으로 다뤄져야만 하는 문제들이다. 물론 영화 역시도 창작이고 하나의 의견으로 존중할 수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문제점이 많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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