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대종사' 간략 소개
“쿵후는 두 단어로 말할 수 있다. 수평과 수직! 지는 자는 수평이 된다. 최후에 수직으로 서 있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
전설로 기억되는 영춘권의 그랜드마스터 ‘엽문’(양조위), 어떤 고난에도 품위를 잃지 않았던 그의 아내 ‘장영성’(송혜교), 궁가 64수의 유일한 후계자로서 엽문과 무술로 교감했던 ‘궁이’(장쯔이). 무술의 황금시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운명의 소용돌이!
감독/출연
감독: 왕가위
주연: 양조위, 장쯔이, 송혜교, 장첸
조연: 장진, 자오번산, 왕경상, 장지림
수상내역
2014
- 23회 중국금계백화영화제(작품상, 여우주연상)
- 33회 홍콩금상장영화제(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의상&메이크업상, 무술감독상, 영화음악상, 음향효과상)
- 8회 아시아 필름 어워즈(최우수작품상, 최우수감독상, 여우주연상, 최우수 촬영상, 최우수 제작디자인상, 최우수 작곡상, 최우수 의상상)
2013
- 56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여우주연상, 촬영상)
- 7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여우주연상)
- 50회 금마장(여우주연상, 촬영상, 미술상, 분장/의상디자인상, 시각효과상, 관객상)
- 22회 중국금계백화영화제(남우조연상, 미술상)
줄거리
오프닝
영화는 엽문이 비 오는 포산시의 한 거리에서 떼거리로 몰려오는 한 패와 대치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장면이 바뀌고 실내의 대화장면에서 엽문은 쿵후에는 오직 가로(패배자), 세로(승리자)만이 존재할 뿐이며 세로(승리자)만이 말할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장면이 다시 비 오는 거리로 바뀌고 엽문은 십 수명에 달하는 상대를 영춘권으로 물리치고 모두가 바닥에 쓰러진 가운데(가로=패배자) 홀로 서있는(세로=승리자) 모습을 보여준다.
뒤이어 '일대종사' 타이틀 등장.
사실 이 무리들은 궁씨팔괘장의 종사 궁보삼의 사람들이었다. 궁보삼이 엽문의 무술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꾸민 일이었던 것. 궁보삼을 수행하던 제자 마삼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궁보삼은 다른 제자로부터 엽문이 진화순의 내제자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엽문의 가문은 한 고을의 토지를 전부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부유한 가문이었고, 그 때문에 엽문은 나이 40이 되어가도록 변변한 직업 없이 조상이 물려준 토지에서 비롯된 부를 바탕으로 유일한 취미인 영춘권을 수련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아내 장영성은 청나라 고관대작 집안의 후손이었고 매우 보수적인 집안 환경에서 성장하였지만 여성의 몸으로 기루를 방문하는 등 당시로서는 굉장히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었다.
1936년
때는 1936년, 엽문은 40대에 접어들고 있었고, 일본의 중국침략은 노골화되고 있었다. 광주(廣州)의 금루(金樓)는 표면적으로는 기루에 속하지만 무술의 고수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했다. 북파를 대표하는 무술인인 궁씨팔괘장의 종사 궁보삼은 중화무술협회를 구성했고 곧 은퇴하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뒤를 이어 북파의 대표자가 될 제자 마삼을 금루의 고수들에게 소개하며 실력을 겨뤄보는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마삼은 금루의 실내를 박살 내며 남파의 고수 4명을 한꺼번에 제압하는 등 범상치 않은 실력을 갖췄음을 보여주었지만, 상대를 이기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는 그를 날카로운 칼에 비유하며 10년 뒤에 다시 명성을 되찾으라며 쫓아낸다. 한편 마삼에게 체면을 구긴 남파의 무술인들은 엽문에게 남파를 대표하여 궁우전과 대결해 주기를 요청하고 뒤이어 일종의 테스트 형식으로 남파의 팔괘장, 형의권, 홍가권 고수들은 엽문에게 도전하지만 엽문은 이들을 모두 이기고 엽문은 남파의 대표자가 된다. 각 고수들은 대결과 함께 자신의 무술의 특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는데 이는 후에 엽문이 해당 무술들의 영향을 받아 실전에서 활용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마지막 절차로 궁우전은 엽문에게 자신의 손에 든 전병을 부숴보라며 엽문의 지혜를 알아보려는 테스트를 하고, 엽문은 궁우전을 직접 타격은 하지 않고 투로를 바꿔가면서 결국 궁우전의 손에 든 전병을 부순다. 엽문은 궁우전에게 겸손함을 보이면서도 자신의 포부는 중국대륙을 넘어서 세계에까지 확장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엽문의 실력과 지혜를 모두 인정하게 된 궁우전은 엽문을 남북을 통합한 무술계의 대표자로 인정하고 자신의 모든 명성을 물려준 뒤 고향으로 떠난다. 궁우전은 고향으로 떠나기 전 딸 궁인에게 다음날 열리는 엽문의 남파 대표자 취임을 축하하는 연회에 참석하라고 하지만 궁이는 생전에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아버지가 이런 대련 같지 않은 대련으로 패배했다는 사실에 수긍하지 못하고 정식으로 엽문에게 대결을 요청한다.
대결에 앞서 남파의 고수들은 엽문에게 궁이가 궁가의 비급 64의 '유일한' 계승자라고 말하며 여자라고 얕보면 안 된다는 충고를 전한다. 궁이의 대결을 수락한 엽문은 대결에 앞서 자신이 금루 내의 어떠한 물건이든 손상시키게 된다면 자신의 패배임을 인정하겠다고 선언한다. 대결도중 엽문과 궁이는 똑같이 영춘권 방수(幇手)의 자세를 취하고 이를 본 엽문은 의외라는 듯 미소를 띠며 팔괘장의 자세를 취함으로써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형성됨을 보여준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대결은 일견 엽문의 우위로 흘러가는 듯했으나 계단 아래로 추락하는 궁이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엽문은 금루의 계단을 미세하게나마 갈라지게 만들고 결국 이 대결은 엽문의 패배로 끝난다. 대결 후 궁이는 엽문에게 64수를 보여준 것은 엽문으로 하여금 언제나 더 뛰어난 실력자가 있음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으며, 그가 북방으로 찾아오길 기다리겠다고 말하며 헤어진다.
궁이와의 대결 후 엽문은 궁이와 서신을 주고받는다. 서신의 내용은 일견 풍경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다. (삭제분) 엽문은 결국 궁이를 만나기 위해 북방으로 향한다. 짧은 만남은 간단한 무술 대련으로 끝나버리고 엽문 vs 마삼의 기차역 결투는 통으로 편집되어 버렸다. (영화판)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내 장영성에게 모피 코트를 선물한다. 장영성은 남편의 심경 변화를 눈치채고 모피 코트를 받으며 '불산이 추운 곳인가요?'라고 반문(불산은 중국 남방도시로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는 사실상 아열대에 가까운 따뜻한 기후를 보이는 지역이다)하지만 엽문은 대답대신 가족사진을 촬영하자고 한다. 가족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에서 빈 의자가 하나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촬영된 사진에서 빈 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궁이를 마음 한편에 두고 있는 엽문의 심리를 드러내는 장면.
1938년
한편 중국을 야금야금 침략하던 일본은 본격적으로 마각을 드러내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했고, 불산은 일본군에 점령되었다. 일본은 엽문을 회유하지만 엽문은 일본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모든 재산을 일본에게 몰수당한다. 친구들에게만 의존해도 1년 반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던 엽문이었지만, 그 친구들이 일본에 저항하다 총살당하면서 엽문은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극심한 생활고에 엽문은 목인장마저 땔감으로 처분해 버리고 전쟁의 여파로 동북지역에 갈 수 없게 된 엽문은 아내에게 선물했던 모피 코트도 팔아버린다. 모피 코트의 단추를 하나 떼어 간직함으로써 엽문은 단추를 궁이와의 추억을 기억하는 매개체로 삼게 된다.
금루(金樓)의 주인 등숙부는 폭격으로 사망해 버리고 금루는 매국노에게 넘어가버린다. 이후 8년이나 지속된 항일전쟁에서 대기근으로 엽문의 두 딸은 사망한다.
남방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일선천이 피를 흘리며 앉아있다. 기차 내에서 일본군의 검문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일선천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반대편에 앉아있던 궁이에게 면도칼을 보인다. 즉 일본군에게 자신을 드러내면 죽이겠다는 것. 그러나 궁이는 놀랍게도 일선천의 옆자리로 이동하여 자신의 코트로 상처부위를 가려주며 연인 행세를 한다. 일본군은 그 둘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나 다른 사람의 소동으로 인해 신분증 검사를 하지 못한다. 기차가 도착하고 일선천은 코트를 다시 그녀에게 덮어주고 떠난다.
1940년
스승 궁우전에 의해 북방으로 돌아갔던 마삼이 일본에 부역하면서 봉천(현재 중국의 선양) 협화회의 회장이 되어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기 시작한다. 궁우전은 마삼을 불러 그에게 궁가 64수의 절기 노원괘인(老猿挂印)에 대해 질문하며 그의 선을 넘어버린 행보를 저지할 것임을 선포한다. 이윽고 이어진 스승과 제자의 결투에서 마삼은 스승의 절기를 맞고 문파에서 완전히 제명당하게 된다. 다만 궁우전 역시 결투과정에서 입은 내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숨지게 된다. (삭제분) 궁가의 일원인 삼강수는 이 모든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듣게 된 궁이는 급하게 본가로 돌아와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게 되고 조문행렬에 참가하러 온 마삼의 패거리들을 강복성을 시켜 공개적으로 복수할 것임을 천명한다. 궁이는 마삼을 찾아가지만 마삼은 출가한 여자와 결투할 수는 없다며 궁이의 결투신청을 거절한다. 복수를 위해 궁이는 약혼자와 파혼하고 아미타불 동상 앞에서 앞으로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게 된다.
1940년 섣달 그믐날밤 궁이는 강복성과 함께 봉천의 기차역에서 마삼을 기다리고 마삼과 그의 패거리들이 등장하자 강복성은 패거리들을 가볍게 눌러버리고 마삼은 자신을 찾아온 궁이를 대면하여 일대일 결투를 벌이게 된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거듭된 끝에 궁이는 아버지의 절기 노원괘인과 정권을 사용하여 마삼을 달리는 기차 옆 창문으로 날려버리고 기차에 부딪혀 튕겨 나온 마삼은 궁이의 발끝에 무릎을 꿇게 된다. 복수에 성공했지만 궁이 역시 마삼에게 받은 내상으로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일본이 물러나자 궁이도 동북을 떠나 홍콩으로 내려와 개업한다.
1950년
홍콩 대남가의 한 도장에서 엽문은 영춘권 도장을 열게 된다. 호기심에 찾아온 청년 하나가 엽문에게 호기롭게 도전해 보지만 엽문의 일장(一掌)에 먹은걸 다 토해내며 쓰러진다. 엽문은 제자를 시켜 벽에 못을 하나 박게 하고 아직까지도 지니고 있던 모피코트의 단추를 못에 걸어둔다.
이윽고 한 무리의 사내들(견자단 주연의 영화 엽문 2의 로사부다)이 찾아와 터무니없는 가격에 무술을 가르쳐달라고 조르지만, 엽문은 도장 문을 잠가버린 채 그들을 완전히 박살 내어 버린다. 1950년 섣달 그믐날, 엽문은 궁이가 홍콩에서 병원을 개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궁이를 찾아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를 알게 된다. 홍콩에서 재회한 궁이에게 엽문은 10년 전 전쟁이 발발하여 북쪽으로 갈 수 없었음에 대하여 해명하고 그녀를 기억하기 위해 모피코트의 단추를 지니고 있었음을 보여주지만 궁이는 단추를 다시 가져가라며 이미 부처님께 평생 독신하겠다고 서약을 한 과거가 있어 엽문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가려던 찰나, 궁이의 호위무사 강복성이 궁가 64수는 함부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궁가에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충고해 준다. 이후 정련산이 엽문을 찾아와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정황상 강복성이 말했던 궁가의 사람은 정련산을 가리키는 것이며 정련산의 과거를 비추어봤을 때 엽문을 암살하고자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엽문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는데 일반적으로 불을 붙이는 자세라기보다 무술의 초식을 시전 하기 위한 준비자세에 가까운 동작으로 불을 붙인다). 엽문은 미리 강복성의 충고를 들었으므로 정련산에게 궁가 64수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렸음을 보여줌으로써 가까스로 그와의 결투를 피하게 된다.
한편 일선천을 찾아온 남의사의 잔당들은 그에게 옛 맹세를 잊었냐며 압박해 오지만, 일선천은 중화민국시절에 했던 맹세가 이제와 홍콩에서 통할 거 같냐는 되물음을 통해 그들과 함께하지 않을 것을 피력한다. 국공내전 후 국민당이 대만으로 옮겨가고 대륙이 공산화되자 목적을 잃어버린 남의사의 잔당들은 홍콩에서 사실상의 조직폭력배와 같은 형태로 전락하게 되어버린 것. 일선천은 스스로 조직을 나가겠다고 선언하고 자신의 주특기인 팔극권으로 잔당들을 모조리 때려눕혀버린다. 이후 그는 홍콩에서 백장미 이발소를 차리게 된다.
1952년
엽문의 내레이션을 통해 일선천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는 이발사로 가장하여 신분을 숨기고 있지만 본래 그는 국민당 특무기관 군통(국민정부군사위원회 조사통계국) 소속의 킬러이자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보디가드라 불리는 인물이었다. 한 자루 접이식 면도칼이 그의 주 무기로 면도칼 다루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 보통 사람은 그의 면도칼을 막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무기와 부딪히는) 소리가 나질 않고(막지 못했으니 상대는 이미 사망했을 것), 그래서 그에게는 '천금을 주어도 소리를 듣기 어렵다'라는 칭호가 붙어있을 정도다.
일선천은 엽문을 찾아가 영춘에 팔참도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곤은 두 번 소리 나지 않고, 칼은 두 번 뽑지 않는다(영춘권의 무기 육점반곤과 팔참도를 말하는 것, 곤이 두 번 소리 나지 않는다는 뜻은 즉 한 번에 상대방을 제압했기 때문이고 칼을 두 번 뽑지 않는 이유 역시 한 번에 상대방을 쓰러뜨렸기 때문이라는 뜻)'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자신의 면도칼 역시 천금을 줘도 소리를 듣기 어렵다는 말과 함께 결투를 신청한다.
엽문은 이를 수락하고 일선천의 이발소에서 두 사람의 대결이 벌어지는데 엽문은 팔참도 대신 쇠젓가락으로 그의 면도칼을 막아낸다. 면도칼의 칼날이 쇠젓가락의 표면을 긁으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데 이때 이발소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모두 대결 중인 그들을 쳐다본다. 소리가 났으므로 일선천은 패배하였고 그는 다시는 면도칼을 들지 않았다.
(영화판) 일선천의 백장미 이발소에 궁가(宮家)의 문파원들 중 하나인 삼강수가 찾아온다. 일선천은 미리 돈을 준비해 두어 그와의 분쟁을 피하려 했으나 말이 통하지 않자 결국 그를 팔극권 이문정주를 사용하여 이발소 밖으로 날려버린다. 삼강수는 일선천에게 제자가 되고 싶다 말하고 일선천은 마지못해 그를 받아주면서 이발사를 가장한 제자들이 모여있는 사실상의 팔극권 도장의 기원을 마련하게 된다.
엽문은 마지막으로 궁이와 만나게 된다(이때 그녀는 처음으로 화장을 한 모습으로 엽문과 마주한다). 그녀는 이미 본업인 의사일도 그만두고 오랜 시간 무술도 연마하지 못한 채 마삼에게 입은 내상을 아편으로 버텨내며 하루하루 아편중독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연극을 함께 관람하던 둘은 거리로 나가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궁이는 자신이 엽문을 좋아하고 있었음을 고백하는 한편 무술에는 자신을 보는 단계, 천지를 보는 단계, 중생을 보는 단계가 있음을 설명하며 자신은 천지를 보는 단계 까지에만 이르렀음을 알려준다. 엽문은 궁이에게 언젠가 궁가 64 수도 다시 보게 될 수 있을 거라는 암시를 한다.
1953년
궁이는 홍콩에서 병사한다. 평생 자신과의 맹세를 지켜 혼인도, 후사도, 무예도 남기지 않았다.
궁이의 호위무사였던 강복성이 엽문을 찾아와 그녀의 유품인 머리카락이 들어있는 상자를 전해준다. 그의 성은 강 씨였으나 복성은 망나니로 살아가던 그를 딸의 호위무사로 삼아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던 궁우전이 지어준 이름이었다.
엽문은 홍콩에서 신분증을 획득했고, 중국대륙의 문은 닫혀버렸다. 엽문은 궁이의 유품을 받아 들고는 다시 뒤돌아보지 않겠다는 스스로와 다짐을 하게 된다.
1960년
불산에 남아있던 장영성은 병으로 사망했고, 엽문은 자신의 다짐대로 불산을 떠난 후 한 번도 돌아가지 않았다. 홍콩에서는 영춘권이 번성하고 엽문은 맨 처음 자신이 이야기했던 무술의 근본 가로와 세로만이 존재할 뿐임을 재확인한다.
1972년
엽문은 홍콩에서 병사하였고 그의 영춘권은 흥성하여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
* 궁이가 엽문에게 말한 무술의 세 가지 단계
- 자신을 보는 단계, 천지를 보는 단계, 중생을 보는 단계 - 에서 자신을 보는 단계에 도달한 사람은 정황상 마삼임을 알 수 있으며, 천지를 보는 단계는 궁이 본인, 중생을 보는 단계는 결국 엽문이 이루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여기서 말하는 중생을 본다는 것은 무술을 단지 일신상의 영달(마삼)이나 문파 또는 가문을 아우르는 범위(궁이)보다도 훨씬 더 넓은 일반 대중에게까지 영향력을 전파함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엽문이 홍콩에 영춘권 도장을 열고 최초로 일반인에게 영춘권을 보급하고 그의 사망 후 세계에까지 퍼지게 되어 최종 단계에 도달하였음을 드러낸다. 엽문이야말로 이 마지막 단계에 이른 사람 즉, '일대종사'이다.